외화 RP 대안: BIL과 SGOV를 활용한 달러 투자 전략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원화 주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달러로 환전해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특히 미국 주식의 배당금이나 매도 금액이 달러로 들어오기 때문에, 달러 예수금이 쌓이는 경우가 필연적이다.
이처럼 발생한 달러 예수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중 하나로 ‘외화 RP’라는 상품이 있다. 외화 RP는 일정 기간 동안 달러를 증권사에 맡기고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마치 단기 예금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필자도 이전에 키움증권의 외화 RP 매수 방법을 소개한 바 있다.
미국 주식 투자 시 달러 활용법: 외화RP 매매와 운용 전략
하지만 이 외화 RP의 경우 매수 절차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특히 키움증권에서는 매일 오전 9시가 되면 수시물이나 7일물 외화 RP 상품이 거의 즉시 매수 불가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수량이 빠르게 소진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달러 예수금을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으로 '미국 초단기 국채 ETF'를 소개하려 한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BIL (SPDR Bloomberg 1-3 Month T-Bill ETF)과 SGOV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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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의 배당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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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OV의 배당률 |
외화 RP와 미국 초단기 국채 ETF 비교
외화 RP의 특징
외화 RP는 증권사에 일정 기간 달러를 맡기고 이자를 받는 금융 상품이다. 예를 들어, 키움증권의 외화 RP 이율은 연 4.3% 수준으로, 달러 예수금을 일정 기간 동안 안전하게 굴릴 수 있다. 그러나 외화 RP는 하루에 매수할 수 있는 수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적시에 매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미국 초단기 국채 ETF의 특징
이에 반해 미국 초단기 국채 ETF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만기 1년 이하의 초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대표적으로 BIL과 SGOV가 있다. 두 ETF 모두 높은 안전성을 자랑하며, 배당금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들 ETF는 달러 예수금을 일정 기간 투자하면서도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BIL vs SGOV: 주요 차이점
두 ETF는 공통적으로 미국 재무부 채권에 투자하지만, 만기와 운용 보수 등 몇 가지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각 ETF의 특성을 비교해보자.
투자 대상
- BIL: 만기가 1~3개월인 미국 재무부 채권에 투자한다.
- SGOV: 만기가 0~3개월인 미국 재무부 채권에 투자한다.
두 상품 모두 초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만큼 안전성이 높다.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투자 대상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수익률 및 변동성
- BIL: 만기가 조금 더 긴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SGOV보다 다소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
- SGOV: 만기가 짧아 변동성은 낮지만, 수익률도 BIL에 비해 약간 낮을 수 있다.
그러나 두 상품 간의 수익률 차이는 크지 않으며, 실질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
운용 보수
- BIL: 약 0.14%의 운용 보수를 차감한다.
- SGOV: SGOV의 운용 보수는 0.05%로, BIL보다 낮다.
운용 보수는 장기 투자 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SGOV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자산 규모 및 유동성
- BIL: 자산 규모가 매우 커서 거래량이 풍부하고 유동성이 높다.
- SGOV: SGOV의 자산 규모도 크지만 BIL보다는 작다. 하지만 SGOV도 충분히 거래가 원활한 ETF다.
따라서 자산 규모 면에서 두 상품 모두 안정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배당률 및 배당락
BIL과 SGOV 모두 연간 5.2~5.4% 수준의 배당률을 제공한다.
배당은 매월 지급되며, 주로 매달 초에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SGOV의 경우 매달 초에 서서히 주가가 상승하다가, 배당락일 이후 주가가 소폭 하락하는 패턴을 보인다. 이처럼 배당락일에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배당금 지급분만큼 주가가 조정되기 때문이다.
수익 구조 및 투자 전략
외화 RP는 예금처럼 만기 시 이자와 함께 달러 예수금으로 들어오는 구조다. 반면, BIL과 SGOV는 월배당을 통해 수익을 지급받는다. 배당락일 전에 매수해 배당금을 받거나, 배당락일 이후 매수해 주가가 회복될 때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배당락일 직전에 매수할 경우 배당금을 받지 못하면서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주의사항
미국 주식은 매수 후 주주 명부에 반영되는 데 2일이 걸린다. 따라서 배당락일에 SGOV를 보유하고 배당을 받으려면 최소 2~3일 전에 매수를 완료해야 한다. 만약 단기 투자자라면 배당락일 직전에 매수하지 말고, 배당락일 이후 주가가 하락했을 때 매수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8월 30일에 SGOV를 100.7달러에 매수했을 경우, 배당락일인 9월 3일에 주가가 100.3달러로 하락한다. 이런 하락폭은 보통 0.4%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주식을 매수했을때 주주 명부에 반영되기까지 2일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배당락일 직전에 매수하게 되면 배당금도 못받고 주가하락까지 얻어맞게 된다.
따라서 배당락일 직전 2~3일동안에는 매수를 피하자.
반면, 배당락일 이후에는 주가가 다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장기 보유 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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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OV의 3개월 그래프 |
또한 매매수수료를 고려해야만 한다. 단기간에 잦은 매매를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수도 있기때문에 수익률과 매매수수료를 잘 계산해야 한다.
외화 RP와의 차이점
미국 초단기 국채 ETF와 외화 RP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우선 외화 RP는 예금처럼 이자를 지급받는 구조이지만, BIL이나 SGOV는 배당금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또한, 외화 RP는 매수 시 수수료가 들지 않지만, BIL과 SGOV는 해외 주식 ETF이기 때문에 거래 수수료와 양도소득세(22%)가 부과된다.
또한, 외화 RP는 국내 증권사 거래 시간 내에서만 매매할 수 있지만, BIL이나 SGOV는 미국 본장에서 거래되므로 더 유동적으로 달러 예수금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야간에도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BIL과 SGOV는 외화 RP보다 더 유연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결론
- 외화 RP 매수에 어려움을 겪거나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면, 미국 초단기 국채 ETF인 BIL 또는 SGOV를 고려해보자.
- BIL과 SGOV는 거의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운용 보수가 더 낮은 SGOV가 마음에 들 수도 있다.
- 이 두 ETF는 매달 배당금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배당 기준일은 주로 월 초에 잡히며, 배당금은 매월 5~7일경에 지급된다. 월배당을 기대할 수 있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 사실 한 달 이내에 사고 파는 경우라도 배당금 수익에 큰 차이는 없지만, 거래 수수료와 세금 문제를 감안하면 단기 매매는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배당락일 직전 2~3일간에는 매수를 피하는 것이 좋다.
- 이와 더불어, BIL과 SGOV는 해외 ETF이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다. 즉, 미국 정부에 의한 안전성이 뒷받침되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가 무너질 경우 이 ETF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 결론적으로, 국내 증권사가 파산하여 외화 RP가 위험해질 가능성과 미국 경제가 붕괴하여 초단기 국채 ETF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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