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정말 안정적인가? 투자 현황과 나의 불안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국민연금을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나 역시 매달 꽤 큰 금액을 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노후에 이 돈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는 이미 버린 지 오래다. 요즘은 그저 내 부모님을 부양한다는 마음으로 납부하고 있다. 이마저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납부를 거부한다고 해서 피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국민연금은 국가에서 강제로 거두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청년은 덜 내고, 장년은 더 내라? 국민연금 개혁 논의
최근 국민연금의 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한 방안으로 청년층은 덜 내고 장년층은 더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 언론에서 크게 다루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덜 낸다'는 표현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 단순히 청년들이 현재보다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지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납부해야 하되, 그 증가 폭을 연령대별로 조정하여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덜 내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방안의 논리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기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더 많은 돈을 걷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이 안을 두고 장년층은 장년층대로 불만을 표할 수 있다. 장년층이 더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은 결국 그들이 더 많은 돈을 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대 간 갈등이 더 깊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걸까?
연금 개혁이 논의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가상화폐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가상화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불확실한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도박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인 투자라는 점에서 그 위험을 다소 줄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국가 차원에서 가상화폐를 하나의 투자처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일까?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자금 규모는 무려 1100조 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막대한 금액이 적립되어 있어도 연간 지출이 더 크기 때문에 기금의 고갈은 시간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지난 35년 동안 평균 6% 정도를 기록해왔다고 한다. 이는 다른 연금제도와 비교했을 때 양호한 편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안정적인 투자처를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큰 손실을 입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을까?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해외 주식에 34%의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국내 주식 비중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민연금도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 등 다양한 대체 투자에도 상당한 금액을 투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식과 채권 외의 자산에도 분산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대체 투자는 전통적인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자산을 다양화하고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면 158조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이 국내 주식에 투자되어 있다. 국민연금은 이 중 절반을 직접 운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전문 운용사에게 위탁하여 운용하고 있다. 위탁 운용의 목적은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며, 투자 결정을 분권화하여 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다.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섹터는 정보기술(IT) 섹터이다. 국민연금이 안정적이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IT 기업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주요 보유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국내 주식보다도 더 많은 금액이 해외 주식에 투자되어 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해외 주식 금액은 390조 원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이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되어 있다. 미국 시장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이며, 투자 대상도 IT 섹터와 헬스케어 섹터에 집중되어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 주식 중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메타플랫폼즈(페이스북)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어,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비교적 생소한 종목으로는 'INVESCO MSCI USA ETF'와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노보노디스크 같은 기업들이 있다. 특히 'INVESCO MSCI USA ETF'는 601종목에 분산투자하고 있는 ETF로, 국민연금의 안정적인 해외 투자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시이다.
국민연금의 목표 수익률과 나의 투자 전략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목표 수익률은 5% ± a로 설정되어 있다. 이는 실질 경제 성장률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수치다. 이러한 수익률 목표는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나 역시 나의 투자 목표를 설정할 때 국민연금의 목표 수익률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현실적인 수익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사실 나는 여전히 내가 30년, 40년 후에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이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금을 납부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개인연금을 통해 자발적인 투자를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처럼 연금저축펀드나 개인연금 계좌에 세제 혜택을 부여해 사람들이 국민연금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국민연금도 국내 주식, 해외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여러 자산에 투자하여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는 만큼, 나 역시 내 자산을 다양한 투자처에 분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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