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간 매월 100만 원, 엔비디아·테슬라 적립식 투자 성적표 공개
나는 2024년 3월, 그러니까 작년 봄부터 지금까지 매월 월급날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꾸준히 매수해왔다. 매월 정확히 100만 원씩만 사모았으며, 중간에 단 한 번도 매도하지 않았다. 단순히 ‘싸보일 때 사자’가 아니라, 정해진 시점에 정해진 금액을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어느새 이렇게 15개월이 지났고, 그동안의 성과가 궁금해져서 이렇게 중간 점검을 해보게 되었다. 사실 매수하는 동안에는 별다른 감정 기복 없이 진행했지만, 막상 데이터를 정리하고 보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엔비디아 적립식 투자 결과
먼저 엔비디아부터 살펴본다.
2024년 3월 당시 엔비디아의 주가는 약 80달러 부근이었다. AI 열풍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인해 많은 관심을 받던 시기였지만, 그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아래 매수내역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나는 매달 한화 기준 약 100만 원, 달러로는 700~900달러 정도를 정해 놓고 매수했다. 2024년 7월에는 두 차례 매수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달에 현금 유동성이 조금 더 생겨 자연스럽게 추가 매수하게 된 것 같다.
또한 2024년 6월에는 10대 1 액면분할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주식 수가 크게 늘어나고 평균단가도 조정되었다. 액면분할은 단순히 가격을 낮춰 유동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뿐, 기업의 가치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주가가 싸 보인다’는 착시 효과가 있어 이후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엔비디아는 다시 한 번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가(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입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기업들의 폭발적인 수요, 그리고 꾸준한 신제품 출시가 엔비디아의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신고가를 찍는 현재 모습만 보면 단기적으로는 고점 부담이 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성장성과 기술력이 뒷받침되기에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의 투자 성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총 보유 주식 수: 113주
- 총 매수 금액: 13,289.6달러
- 평균 단가: 117.6달러
- 2025년 7월 3일 기준 종가: 159.34달러
- 평가 수익률: 약 +35.5%
올해 상반기에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며 한때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기술 경쟁력과 AI 성장 모멘텀이 다시 시장의 관심을 끌면서 반등했다. 그리고 지금은 신고가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리고 있다.
테슬라 적립식 투자 결과
이번에는 테슬라의 결과를 살펴본다.
2024년 3월 당시 테슬라 주가는 대략 170달러 수준이었다. 한동안 전기차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사업과 자율주행 기술 등 다양한 성장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해 투자를 이어갔다.
테슬라도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매달 100만 원어치를 정기적으로 매수했다.
2024년 7월과 10월에는 추가 매수분이 있었는데, 7월에는 계획에 없던 추가 매수였고, 10월에는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조금은 섞여 있었다. 다만 기본적으로는 ‘타이밍 맞추기’보다는 ‘시간 분산’을 우선시했다.
최근에는 테슬라를 둘러싼 새로운 리스크가 하나 더 부각되고 있다. 바로 일론 머스크의 신당 창당 선언이다.
머스크는 원래도 정치·사회 이슈에 활발하게 의견을 내던 CEO였지만, 이번에 본격적으로 새로운 정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면서 테슬라의 주주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본질적으로 자동차, 에너지, AI 등 기술 중심의 기업이지만, 최고경영자인 머스크 개인의 언행과 정치 행보가 종종 기업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머스크가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경영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과 이미지 리스크가 테슬라 브랜드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론 이런 리스크는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 측면에서는 큰 이슈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테슬라의 기술력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 그리고 혁신 역량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투자자로서 이러한 변수를 인식하고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테슬라의 현재 투자 성과는 아래와 같다.
- 총 보유 주식 수: 52주
- 총 매수 금액: 12,862.1달러
- 평균 단가: 247.3달러
- 2025년 7월 3일 기준 종가: 315.35달러
- 평가 수익률: 약 +27.5%
테슬라는 과거 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던 적도 있었지만, 장기 투자라는 큰 그림을 믿고 매수 원칙을 지켜온 덕분에 현재는 수익 구간에 도달했다.
엔비디아 vs 테슬라
결과적으로 보면 엔비디아가 +35.5%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테슬라는 +27.5%를 기록했다.
단순히 숫자만 보면 엔비디아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이 둘을 단기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각 기업의 미래 가치와 본인의 투자 전략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신고가를 갱신하며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고점 아닐까?’라는 불안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시점일수록 원칙을 지키며 꾸준히 매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투자 전략과 심리
이번 적립식 투자를 진행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꾸준함’의 힘이다.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떨어지거나, 언론에서 ‘폭락’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이 나올 때도 있었지만, 매수 금액과 시점을 고정함으로써 감정적 결정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었다.
물론 인간인 이상 완전히 무덤덤할 수는 없다. 급락할 때마다 ‘계속 사도 될까?’라는 고민이 한두 번 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원칙을 지킨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방식은 특히 바쁜 직장인들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매번 시장 상황을 예측하거나 단타를 고민하기보다는, 자동 이체처럼 일정 금액을 투자해 놓는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스트레스가 적고 효율적이다.
향후 계획과 전망
앞으로도 큰 계획 변화는 없다. 여력이 허락하는 한 매달 100만 원씩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나눠서 꾸준히 매수할 예정이다. 두 기업 모두 아직 성장 스토리가 진행 중이며, 시장에서 받는 관심 역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엔비디아는 AI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으며 향후에도 새로운 고점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이런 시기일수록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지나치게 휘둘리기보다는, 본질적 가치와 기술적 경쟁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미래에는 다시 큰 폭의 조정이 올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불확실성 자체가 시장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의 경험은, 주가의 단기 움직임보다 기업의 본질과 성장 가능성에 집중하면서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내 스타일에 맞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앞으로도 이 원칙을 지켜나가면서, 5년,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을 거라 기대한다. 그리고 그때 다시 이렇게 투자 일지를 작성하면서 지금의 고민과 결정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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